7월 1일 나는 실직했다. 다니던 회사에서 (비자발적) 희망 퇴직을 받았고, 나는 희망 퇴직을 했다.

근무 기간이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은 저연차인 나는 “내가 알아서 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대로 질렀다. 만약 남아있었다가 권고 사직을 받았다면 더 싫었을 것 같다. 결과는 똑같지만, 기분이 정말 별로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상적인 판단은 아니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희망 퇴직을 신청하고 인수인계 하는 짧은 기간 동안 동료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안타까워하며 마음을 달랬고, 이직 준비를 공개적(?)으로 하고 있어 나도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이력서도 다시 새로 써보고, 포트폴리오 구성도 처음으로 다시 시도해봤다.

결국 퇴직을 하고, 어색하게도 집에 남아있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결혼 한 지 딱 1년만에 실직자 신세가 되었다. 시기가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 했다. 씁쓸하다… ㅜㅜ

씁쓸하지만, 반면에 남들 출근할 때 집에 있으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사람이란, 간사하다.) 그렇게 2주 동안 냥이들과 뒹굴거리고, 집안일도 하고, 책도 보고, 게임하고, 드라마 보고 신나게 놀았다. 이 기간 동안은 회사에 대해서 정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보냈다.

그러다 퇴직금이 들어오니, 현실이 눈앞에 보인다. 목돈이기는 하지만, “나는 일자리가 없지!” 라고 생각하면, 적은 돈이기도 하다. 매번 재테크 유투버들이 얘기하는 현금 파이프라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강제(?)로 깨달아버렸다.

와이프는 천천히 마음에 드는 직장을 알아보라고 하지만, 당연히 쉽지 않다. 마치 나솔 방송에서 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맞아야된다고 하는 것 처럼, 직장을 구하는 것도 타이밍의 문제인 것 같다. (이것도 Secretary Problem?!)

오늘부터라도 다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그리고 코딩 테스트를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전 직장에서 했던 작업들도 정리해보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보자!

P.S. 1. 날 기다려주고 있는 와이프 너무 고마워
P.S. 2.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매우매우 재밌다.
P.S. 3. 스파이더맨도 쩐다!